정치 [검역공무원 인터뷰]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광화문짬뽕 2008. 6. 3. 10:28 [이언구 본부장 인터뷰]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6월 2일 18:30 방송 6/2(월) 농산물품질관리원 이언구 지부장 / 공무원들도 반발하는 정부 쇠고기 협상 ☎ 김미화 / 진행 :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통해 국민건강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 아이에겐 미국 쇠고기 못 먹이겠다, 쇠고기 검역과 원산지 단속을 담당할 인력과 시스템이 너무 부족하다,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다' 이 얘기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전문가나 일반 시민들의 얘기가 아니고요. 농림수산식품부 산하기관 공무원들이 직접 자유게시판에 써놓은 얘기라는데요. 최근 전국민주공무원노조에서 미국 쇠고기 검역을 담당하는 수의과학검역관하고 원산지 표시 단속을 하는 농산물품질관리원 소속 6급 이하 공무원 664명을 대상으로 한미쇠고기 협상 결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고 그래요. 그 결과 설문조사에 참가한 공무원들 95%가 미 쇠고기 협상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또 검역과 원산지 단속의 실효성에도 대다수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는데요.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의견과는 상당히 배치가 되네요. 이 문제에 대해서 민공노 소속인 농산물품질관리원 이언구 지부장 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지부장님 안녕하세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예, 안녕하십니까?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농산물품질관리원 이언구 지부장입니다. ☎ 김미화 / 진행 : 반갑습니다.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예, 반갑습니다. ☎ 김미화 / 진행 :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까 정부의 미 쇠고기 협상이 잘못됐다, 이렇게 보는 의견이 95% 이상인 걸로 돼 있거든요. 어떤 점에서 잘못됐다고 보세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저도 이번 설문조사 결과보고 놀랐습니다. 우리 공무원들은 통상적으로 매우 보수적입니다. 설문대상이 수의사, 농업전문가 집단이어서 한 60%~70% 정도가 미 쇠고기 협상이 잘못됐다 라고 나올 줄 알았는데 무려 95%가 미 쇠고기 협상은 보완이 필요하다, 즉 미 쇠고기 협상이 잘못되었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93%가 기술적 타결이 아니라 정치적 타결로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고 있는 내용이지만 이번 미 쇠고기 수입협상의 잘못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라 열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입니다. ☎ 김미화 / 진행 : 그런데 이런 설문조사 결과가요. 검역원하고 농관원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생각을 대표할 수 있느냐, 이런 의문도 들 수 있거든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예, 그렇습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고 6급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현장업무가 많아 출장이나 현안업무가 있는 사람들은 제외하고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설문조사에 참여하여 대표성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요즘 직원들은 이 분야 전문가로서 자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우리가 영혼 없는 홍보부대냐, 이렇게 굴욕적이고 졸속적인 협상이냐, 이 나라에 협상능력에 자괴감이 든다, 또 무조건 밀어붙이는 방식은 군사정권 때나 통했다, 민심이 천심인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상식이라고 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 김미화 / 진행 : 그렇군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예. ☎ 김미화 / 진행 : 정부의 검역대책에 대해서 좀 살펴보면요. 설문에 참여한 공무원들의 생각이 굉장히 부정적이네요. 지난주에 저희 프로그램에 농림수산식품부 정승 식품산업본부장이 인터뷰를 하셨거든요. 3% 샘플검사하고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건 조직검사를 하면 소장 끝 부분이 곱창 부위에 섞여 있는지 이런 여부 확인할 수 있다, 이러셨는데 이 정도로는 철저한 검역이 안 된다, 이런 얘긴가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예, 3% 샘플검사와 5회 연속 정밀검사 등을 이야기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예전에 5%까지 샘플검사를 강화하겠다고 한 적도 있고 5회 연속 정밀검사가 아니라 전량검사를 한 적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MBC보도에서도 나왔지만 내장에 대한 조직검사로는 소장끝 부분이 섞여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내장에 대한 조직검사를 실시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또한 검역강화대책으로 발표한 현장검사, 역학조사, 관능검사, 정밀검사등 많은 것을 말했는지 대부분 이전부터 해왔던 것으로 이번에 새롭게 강화된 내용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검역대책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대표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미국에서는 학교급식에 사용금지하고 있는 선진회수육을 우리는 수입하면서 이번 대책에 우리나라 학교급식에 선진회수육을 사용금지하는 방안은 왜 포함시키지 않았는지 묻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실제로 세워야 할 대책은 없고 속빈 강정입니다. ☎ 김미화 / 진행 : 선진회수육이 뭔가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선진회수육은 뼈에 붙어 있는 고기를 우리나라에는 뼈에 있는... 칼로 작업을 하는데 미국에서는 기계로 빨아들이는 고기입니다. ☎ 김미화 / 진행 : 그렇군요. 전문인력이 많이 확보되면 검역을 철저히 할 수 있는 건가요? 어떻게... 전문인력을 많이 확보하겠다고 그러셨었잖아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앞서 말씀을 드렸지만 이번 미 쇠고기 수입협상 자체가 문제가 많아 재협상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어떤 대책도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지금 세워놓은 강화대책이라도 제대로 되려면 이를 감당할 최소한의 인력확충이 있어야합니다. 그런데 인력확충은커녕 오히려 검역원과 농관원에서 80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이 중에 35명이 이 바쁜 와중에 교육대상에 들어가 있습니다. 저희는 최소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광우병 검역방법에 대한 한계를 말씀하셨는데요. 우리나라에 도착해서 검사를 통해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에 걸린 것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광우병은 소의 뇌를 검사해야만 최종적으로 광우병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고기라든지 다른 부위를 검사해서는 광우병 여부를 판정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는 광우병이 발생한 나라로부터는 조금이라도 의심이 있거나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쇠고기 수입 자체를 금지토록 한 것이며 이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번 우리나라의 쇠고기 협상에서는 이러한 점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 김미화 / 진행 : 그래서 한 공무원의 얘기를 보니까 원산지 단속인력 증대는 한마디로 숫자놀음이다, 다른 일 접어두고 원산지 단속만할까,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다, 이렇게 얘길하셨던데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예, 원산지 단속인력을 400명에서 1천 명으로 늘린다는 것은 단속인력을 추가로 확충해준다는 말이 아니거든요. 원산지 단속 이외에 다른 일을 하던 직원을 특별사법경찰로 지정해서 마치 원산지 단속인력이 느는 것처럼 포장됐다는 것입니다. 농관원 인력이 1천 4백 명 정도인데 실제 원산지 단속업무는 전체업무 중에서 30%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농관원은 원산지 단속 이외에도 농산물 안전성 조사, 친환경인증제, 공공 비축수매검사, 기타 농산물품질관리 등 수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산지 단속 이외에 다른 일을 하던 직원이 자기 일을 제쳐놓고 특별사법경찰로 지정됐다고 해서 바로 단속에 투입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 김미화 / 진행 : 그렇네요. 말씀을 들어보니까.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네, 그리고 또 원산지 단속은 전문적인 노하우가 아주 필요합니다. 소비자단체 등 명예감시원 3천 5백여 명은 보조역할을 할 수는 있어도 정확하게 미국산과 국내 쇠고기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 김미화 / 진행 : 그렇네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네. ☎ 김미화 / 진행 : 그러면 일본이나 다른 미국산 쇠고기 수입국에서는 어떻게 검역을 하고 있나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일본의 다른...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 들어와서 실시하는 검역방법 자체는 일본 등 각 국과 우리나라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어떤 조건을 가지고 검역을 해야하는가, 일본, 대만, 홍콩 등 미국산 쇠고기 주요수입국들은 아예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수입 자체를 금지할 수 있는 조건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애초부터 사전에 예방차원에서 문제가 될만한 것을 수입하느냐, 아니면 우리나라처럼 문제가 될만한 것도 수입해서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느냐하는 것입니다. 또한 일본은 언제든지 전수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이번 미국과 협상으로 전수검사를 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 김미화 / 진행 : 그러니까 이제 국립수의과학검역원하고 농산물품질관리원 6급 이하 전체 공무원들도 이번 쇠고기 수입은 재협상을 해야한다, 이런 결론이신 거네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네, 그렇죠. ☎ 김미화 / 진행 : 그런데 지금 방송 듣는 분들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 국민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서 불안해 할 때일수록 공무원들이 나서서 국민들한테 정부정책을 홍보하고 더 열심히 일을 해야지 정부를 비판하는 게 공무원들의 직분에 맞지 않다, 이런 시각도 있을 텐데요.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네, 그런 시각도 있는데 저희 공무원들은 국민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바른 정책이면 저희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홍보하고 나서서 일하고자 합니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국민들의 의견이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잘못된 정책입니다. 잘못된 것을 알면 고쳐야지 그것을 일방적으로 밀고 나가고 이에 동조하는 것은 올바른 공무원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저희 공무원들은 정권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해 일하고자 합니다. ☎ 김미화 / 진행 :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언구 / 민공노 농산물품질관리원 지부장 : 예, 고맙습니다. ☎ 김미화 / 진행 : 지금까지 농산물품질관리원 이언구 지부장이었습니다.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